뀨는 좋아하는 게임을 종일 원 없이 했고, 나는 글쓰기와 조만간 시작하려는 사업에 대해서 공부도 하면서 한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저녁을 먹고 답답해서 산책이라도 나가자며, 태전동으로 향했다. 우리 집은 곤지암과 초월 중간인데 밤에 나오기가 참 애매한 동네이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그때는 밤 12시에 나와도 지나가는 차량과 형형색색 네온사인 이런저런 다양한 사람들이 즐비해서 걷는 재미도 있었고 위험하지가 않았다. 지금이야 한국도 사람이 무서운 세상이 왔지만 그땐 그랬다. 결혼하고 상록수에서 1년 정도 살았을 때에도 밤에 나와서 걸을 곳이 많았는데, 여기 광주는 근거리에 천이 있지만, 관리도 안되어있고 인적도 드물어서 밤늦게 뀨랑 함께 나가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 안 나간다. 카페 투어와 밤 산책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고 취미인 나에게 정말 치명적인 곳. 아무튼 차를 끌고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조만간 우리가 이사 갈 동네인 태전동으로 향했다. 태전동은 작은 신도시 같은 느낌인데, 아기자기 소규모 카페들이 많다. 대형베이커리 카페도 좋지만 소소하고 작은 카페들이 즐비한 동네! 나의 로망! 여러 곳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파란만잔이라고 우리가 종종 태전동 구경할 때 봐왔던 곳으로 향했다.
내부가 많이 작은 편은 아니다. 너무 예쁜 조명과 원목이 테이블 의자 들이 고급스러웠다.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주방이 너무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스콘과 크로아상 들이 어쩜 이리도 이쁘게 진열해 놓으셨을까?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당장이라고 구매해서 먹어보고 싶게끔 데코 해놓으셨는데 사장님의 센스가 보였다. 판매하고 있는 컵도 너무 이쁘다.
겉에서 보는것 보다는 꽤 큰 규모의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고, 주말 저녁임에도 가족단위 손님들이 꾸준히 들어왔다. 요 근처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인 듯했다. 근처 카페도 많은데 유독 장사가 잘되는 듯 보였다.
문 앞에 메뉴판이 붙어 있었는데, 이런 거 너무 좋다 대충 메뉴나 가격을 미리 알고 들어갈 수 있게 한눈에 다 보이게 해 놓으셨다. 사실 카운터 앞에서 메뉴판을 보고 있으려면 누가 재촉하는 건 아니지만 눈치가 보여 얼른 스캔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이렇게 미리 붙어 있으니 찬찬히 보면서 메뉴도 정할 수 있어서 좋은 거 같다. 나는 아이스말차라떼+샷추가 4,500, 뀨는 망고그릭요거트스무디 4,500! 말차라떼에 샷추가인데 오천원이 안 넘다니! 정말 혜자 로운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동네 카페라도 이 가격은 힘든데 알고 보니 파란만잔이라는 카페는 체인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했다. 메뉴판 보면 알겠지만 티 종류도 너무 싸고 좋다.
메뉴를 주문하고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외부테라스로 가는길? 그 화살표를 따라 나와보니 매장 한쪽으로 테라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조명이 너무 예뻤지만 더워서 아무도 없었던. 그래도 날씨 좋을 때에는 테이블 옆이 차도는 아니라서 앉을만해 보였다. 동네라서 뷰라고 할껀없다. 그렇지만 이 카페 근처로 소형 카페들이 여러 군데 있어서 봄, 가을 외부 테이블에 앉으면 마치 카페거리처럼 아늑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거 같았다. 조만간 이사오니 꼭 해봐야지!
우리가 앉는 자리 한쪽으로는 이곳에서 판매하는 MD제품들이 즐비했다. 티셔츠부터, 마우스패드, 소주잔, 등등 캐릭터가 너무 귀여웠다
주문한 아이스말차라떼+샷추가, 망고그릭요거트스무디 뀨가 주문한 스무디 먼저 한입 먹어봤는데 저렴한 가격이라서 사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진하고 너무 맛있었다. 달달하고 시원하고 진한 망고 맛! 뀨도 맛있다고 잘먹었다.
샷추가한 내 말차라떼도 내입에 완전 딱이었다. 나는 사실 말차의 텁텁한 맛이 별로라서 잘 먹지 않는데 이날은 그냥 샷추가 하나를 해서 먹어본 건데 샷추가가 신의 한 수였던 거 같다. 쌉싸름한 에스프레서와 말차의 만남! 진짜 달달하면서도 쓴맛이 나는 내가 딱 좋아라 하는 맛 왜 이곳이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알 것 같았다. 저렴한 가격과 그렇지 않은 맛! 분위기도 좋고 친절하시고 앞으로도 자주 올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뀨와의 태전동 데이트! 날은 더웠지만 우리는 카페를 나와 동네 한바퀴를 휙 돌아보다가 눈에 띈 PC방으로 향했다. 뀨가 은근슬쩍 나를 그리 밀었는데, 나도 집에 가기는 심심해서 들어갔는데, 역시나 나는 할 게 없다. 그 시간에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다들 신나 보였는데 나는 할 게 없어서 고스톱을 쳤다. 1시간 20분 동안 고스톱만 치다 나왔다. 뀨는 게임이 중간에 꺼져서 씁쓸한 표정을 짓길래 모른 체 했다. 여기서 더는 무리다. 역시나 PC방은 나랑 맞지 않는 걸로. 동네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거기다 모여있었나 보다. 그거 보니까 PC방을 해볼까? 잠깐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접었다. 나는 재미가 없다.
[영업시간] 월~금 09:00~22:00, 토, 일 09:3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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