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덥긴 한데 뭔가 나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서 끈적끈적 짜증 나는 날씨는 아니지만, 무지막지하게 더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어서, 집에 종일 있을 수가 없어서 나왔다. 요즘 신경 쓸 일도 많고 고민도 많은 하루하루지만 그래도 건강함에 감사해하며, 소소한 나의 취미 카페투어를 하러 남한산성으로 출발했다. 경성빵공장 남한산성점 여기는 예전에 뀨랑도 한번 봤던 곳인데, 그때는 주말이라 주차도 헬이었고 사람도 바글바글 해서 정신이 없었다. 그때는 제대로 즐기질 못해서 오늘 오픈 시간에 맞춰서 혼자 방문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여기는 남한산성 카페들 중에서도 좀 위쪽으로 많이 올라가야 한다. 가는 길이 꼬불꼬불하고 외길도 있어서 초보 운전자 분들은 운전연습하기 좋을꺼 같은 기분. 평일이라 무료도로로 왔는 데에도 막히지 않고 올 수 있었다. 경성빵공장답게 지붕이 우리 한옥의 느낌이면서 창들이 환하게 보여서 겉에서 보기에도 예뻐 보였다.
오픈 시간에 맞춰 왔더니 주차장에 딱 한대의 차량만 되어있어서 오늘 휴무인가 싶을정도 주말에는 정말 헬이었다. 우리는 그때 운 좋게도 바로 자리가 나서 주차했지만 만 차시 공용주차장에 해야 한다.
정문 쪽 입구로 들어서면 중앙에 베이커리들이 가득! 역시나 오픈된 구조. 덮개라도 좀 덮어주시지. 왜 안 하시는 걸까. 빵이랑 커피 마시려고 아침도 거르고 왔는데 꺼려진다.
무화과 크루아상을 살짝 고민하다가 너무 부서질 거 같아서 패스하고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말랑 슈크림빵을 선택했다. 빵공장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오늘 보니 베이커리 종류가 별로 없었다. 내가 못 본 걸까? 샌드위치나 샐러드 종류도 하나 없었던 거 같다.
주문하고 1층을 둘러봤다. 입구 쪽으로 통창과 바좌석이 되어 있었다. 바깥쪽 테라스도에 테이블 몇 개 있었는데 도로 바로 옆이라 앉기가 좀 그래 보였다.
반대편으로는 외부에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자연경관을 이용해서 좀 더 손을 보신 거 같았다. 별거 아니지만 이거 때문에 이 작은 연못옆에 테이블 좌석도 좋아 보였다. 연못에 발이나 몸을 담그는 행위는 금지해놓으신 듯하다.
계단을 올라오면 2층 좌석이 나오는데, 2층이 막힌 곳 없이 뷰도 좋고 잘되어있었다. 좌석들도 등받이가 있어서 다 편해 보였고, 양 옆 뒤까지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초록초록한 남한산성의 뷰를 어디서든 보기 편했다.
2층 맨 끝쪽에 좌식 공간인데, 내가 한참을 있을 때까지 딱 한 팀정도만 앉았다. 아무래도 등받이가 없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조라 다들 꺼려하시는 듯하다. 나조차도 불편해서 잘 앉지 않는다.
2층 테라스좌석 날이 더워서 못 앉았지만 바로 옆에 산을 끼고 있어서 날 좋은 날은 테라스 좌석도 너무 좋을 거 같았다. 날 좋을 때에는 테라스 쪽은 경쟁이 심할 듯. 테라스가 꽤 길어서 테이블이 10개 정도는 되어 보였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고 나는 2층 좌석 맨 끝쪽에 자리를 잡았다. 2층 내북 훤히 보이는 자리이면서, 내 뒤로 아무도 없어서 프라이빗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장소여서 마음에 들었다.
주문한 아이스아메리카노 6,000원과 말랑 슈크림빵 5,300원이 나왔다. 가격은 이정도면 사악한 정도는 아니다. 워낙 더 비싼 곳을 많이 다녀봐서 이정도는 양호한 수준이다.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산미가 살짝 있는데 좀 내가 안 좋아하는 타서 나는 쓴맛 같은 맛이라 내입에 맛있지는 않았다. 처음에 한입 먹을 때에는 괜찮나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얼음이 녹으면서 더 쓰게 느껴져서 속이 쓰렸다.
함께 주문한 말랑 슈크림빵 분명 말랑슈크림빵인데 겉이 말랑하지 않고 좀 굳은 느낌이었다. 겉이 부드럽지 않아서 오늘 생산한건지 의문이 가는.... 사실 베이커리 카페를 많이 다니다 보니 경험도 많아지고 맛있는 빵 들도 많이 먹어봐서 그런지 그냥 동네 빵집 수준의 맛정도로 느껴졌다. 물론 개인적인 입맛이라 다 그렇게 느낄 거라고는 생각안함.
여기 입구에 들어오면서 본 건데,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거나 공부하는 행위 금지라고 써져 있었다. 시간을 제한하는 정도의 규칙은 충분히 이해하고 따를 수 있으나 그냥 무조건 금지라는 문구를 보고 사실 기분이 별로였다. 물론 앉을자리가 없이 바쁜 곳에서 커피 한잔 시켜놓고 몇 시간씩 콘센트에 전기 꽂고 앉아 있는 사람들을 나도 이해하기 힘들고 사장님들의 속사정을 너무 이해한다. 고민하다가 충전해온 노트북이라 전기를 꽂지 않고 노트북을 켰다. 주문하고 몇시간씩 사람들과 수다 떠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혼자 와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똑같이 주문했는데 피해 주는 거 없음 나도 떳떳하다고 생각해서였다.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다 왔다. 사장님께서 올라오셔서 테이블도 닦고 했지만, 콘센트를 이용하지 않아서 인지 다른 제지는 하지 않으셨다. 두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다 나왔다. 물론 나보다 먼저 들어오신 분들이 내가 갈 때까지도 담소를 나누고 계셨는데, 그냥 혼자 양심 지킨다고 오늘은 좀 더 빨리 자리를 마무리했다. 이거는 누가 잘못했다라기 보다는 서로 간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라 잘못했다라고는 말할 수 없는 부분인걸 안다. 오늘도 꿀꿀한 기분을 카페투어를 하면서 달랬다. 이런 시간들을 가질 수 있게 더운 날 열심히 고생해 주는 우리 뀨에게 감사함을 느끼면서 라븅!
[영업시간] 월~금 10:00~21:30, 토, 일 09:0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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